💡 Insight

이 글은 비행기 여행 중 연착과 경유지 변경으로 인해 겪는 혼란과 불편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알버커키에서 출발해 네쉬빌과 워싱톤디시로 향하는 여정에서 예상치 못한 경유지와 연착으로 인해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때르릉 때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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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일찍 종이 울렸다. 꿈결에 듣는 갑작스런 종소리는 지난밤에 입력해 놓았던 정보를 상기시켰다. 공항을 나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비행기를 놓치고 말 것이다. 잠결에 떠오른 이런 생각은 자동으로 몸을 일으키고 온 몸의 감각을 회복시켜 놓았다. 매일 하던 식으로 욕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있는 동안 아내는 방바닥에 벌려 놓았던 물건들을 가방에 주워 담았다.

언제나 공항을 갈 때는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그다지 많지 않은 시간이라 아내를 재촉하면서 차를 몰았다. 그런데 차 게시판을 보니 개스가 바닥 나 있었다. 아내는 이런 경우 꼭 개스를 채우고 가라고 한다. 없는 시간에 주유소를 들렸다. 새벽이라 주인도 없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공항을 향했다.

알버커키 공항. 주로 오고 가는 사람들 마중 나가던 곳이었지만 오늘은 다르다. 내가 알버커키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눈에 익은 방식대로 티켓을 뽑고 곧 안전 검사대로 향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다. 아마 조급한 마음이라 사람들이 많아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검사대를 지내보니 평소처럼 그다지 많은 시간이 지체되지 않았다.

아침부터 눈에 불을 켜고 게이트를 찾았다. 조금이라도 지체하지 않기 위해서. 다행히 내가 타야 할 비행기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내에서 조금이라도 피곤을 풀려고 눈을 감았다. 엇저녁 늦게 잠자리에 든 탓에 몸에는 피곤이 배어 있었다.

공항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비행기를 두 번만 타면 목적지에 도달할 줄 알았다. 알버커키에서 네쉬빌까지 네쉬빌에서 워싱톤디시까지 그렇게 말이다. 프린트 해 놓은 예약 종이도 대충 보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중간 경유지인 달라스 공항 표시가 없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티켓을 뽑아보니 두 장이 나온 것이다. 알버커키에서 달라스까지. 달라스에서 네쉬빌까지 그렇게 두 장이 된 것이다. 아침 6시에 알버커키에서 출발해서 비행기는 8시 반에 달라스에 도착했다.

다음 비행기를 탈 때까지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못했던 아침 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내가 가방에 넣어준 음식을 확인해 보았다. 삶은 고구마, 사과, 집에서 만든 빵 두 개. 문제는 삶은 고구마에서 흘러나온 액이 봉지 안에 고여 있었다. 가방에서 터지면 옷을 버리겠다는 생각에 당장 먹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공항 내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차 한 잔을 사놓고 조심스럽게 고구마를 먹기 시작했다. 처음 음식이 들어가서 그런지 목이 메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뜨거운 차를 벌컥벌컥 마실 수도 없었다. 입으로 불어가며 조금씩 차를 마시니 목이 풀렸다.

달라스에서 비행기는 10시에 출발해서 11시 반에 네쉬빌에 도착했다. 다음 연결 비행기는 오후 1시 25분이다. 좌석 번호를 받지 못해서 안내석을 찾아가서 티켓을 보여주니 나중에 도와준단다. 내 비행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런지 안내원은 앞에 있는 비행기 손님들을 우선 도왔다. 멀뚱히 안내석 앞에 서서 꽤나 오래 기다리다가 나중에 와야겠다는 생각에 자리를 떠났다.

모처럼 아내가 권한 새 가방이 불편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때였다. 플라스틱 껍질로 되어 있는 가방으로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았다. 그런데 지갑, 여권, 비행기표 등과 같이 자주 써야 하는 것들은 가방 안에 넣어 놓을 수가 없었다. 무엇 하나 꺼내려면 지퍼를 열고 가방을 활짝 펼쳐 놓아야만 했다. 결국 지갑 같이 자주 써야 하는 것들은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주머니 안에 불룩 튀어 나온 것들은 여간 성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도 많은데 가방이나 하나 사야겠다고 공항 내를 뒤지기 시작했다. 책이나 작은 물건들을 넣을 수 있는 작고 품위 있는 가방. 문제는 나 같은 고객의 취향에 맞는 가방을 파는 상점이 없다는 것이다. 네쉬빌 공항은 알버커키 공항만하다. 공항 내에 모든 상점들을 뒤져봤지만 결국 마음에 드는 가방을 발견하지 못해서 포기하고 점심이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피자 한 조각을 시켜 먹었다.

다시 게이트 안내석을 찾아갔다.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1시 45분에 출발한다고 한다. 2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은 별거 아니다. 문제는 워싱톤디시에서 마중나오기로 했던 범수에게 출발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20분이 지나자 탑승이 시작되었다. 부르는 그룹 순서에 따라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꽤나 작은 비행기였다. 나에게 배정해 준 자리는 맨 뒷좌석이었다. 일찍부터 좌석배정해달라고 성가시게 굴어서 안내원이 맨 뒤로 자리를 배정했나하고 내심 생각이 들었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지 않았다. 비행기는 출발하기 위해서 시동을 걸고 있었다. 연착해서 그런지 조종사가 서두르는 것 같았다. 활주로를 따라 달리면서 기체가 자주 덜컹 거렸다. 브레이크 밟는 모양이었다. 출발선에 도달했다. 그런데 갑자기 조종사가 방송을 했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돌아가야겠다는 것이다. 고치고 나서 출발할 것이란다.

비행기는 다시 탑승구로 돌아왔고. 우리들은 모두 짐만 남겨놓고 내렸다. 나는 워싱톤디시 공항에 마중 나올 범수에게 사정을 알렸다. 범수는 7시부터 강의 예정이 있다고 한다. 4시에 워싱톤디시에 도착하기로 했는데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으니. 범수에게 포기하라고 했다. 문제는 네쉬빌에서 4시 반이 돼서야 비행기가 운항 취소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60여명의 승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눈치 빠른 승객들은 다음 비행기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았다. 대기자야 4-5명 정도였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안내석에 줄을 서서 다른 방도를 찾고 있었다. 나 역시 그 긴 줄의 한 자리 그것도 끝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내 차례까지 오려면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할 참이었다. 안내원은 전화기를 들고 여기저기 가능한 노선을 확인해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여기서 기다리느니 차라리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 입구에서 탑승객을 위해서 티켓을 끊어주는 곳은 여기보다 낫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주저 없이 가방을 밀고 밖으로 나갔다. 내 생각이 옳았다. 그곳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줄을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자초지종을 말했다. 상대 직원은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었다. 여러 방법을 제시했다. 티켓 값을 돌려줄 터이니 다른 회사 비행기를 타고 가라는 제안도 했다. 호텔 방을 내 줄 터니 자고 내일 떠나라고 했다.

이렇게 저렇게 찾다가 지금 다시 달라스로 돌아가서 거기서 워싱톤 덜러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라고 했다. 그럴듯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문제는 탑승시간까지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둘러 티켓을 받아들고 안전검사대를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이 급한 나는 여러 줄들을 보면서 다행이도 짧은 줄을 발견하고 이내 그리로 옮겼다. 수속을 마치고 급히 탑승구를 향해 줄달음쳤다. 도착해보니 또 연착이 돼서 출발이 한 시간이나 늦어진다고 한다. 티켓을 펼쳐놓고 시간을 계산해보니 달라스에서 두 시간이나 기다려야 하기에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달라스에 도착해서도 또 비행기가 11시에 출발한단다.